바쁜 직장인들은 퇴근 후에 미술관을 즐기기가 힘들죠. 저녁이면 문을 닫아버리는 탓에 전시를 보려면 주말을 이용해서 미술관에 가야합니다. 하지만 서울시립미술관의 뮤지엄나이트 행사를 즐기면, 밤까지 전시를 보는 것이 가능하답니다.
오늘은 서울시립미술관을 몇 배로 더 재밌게 즐기는 방법 '뮤지엄 나이트'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뮤지엄 나이트는 매월 첫째, 셋째주 화요일에는 오후 10시까지 미술관을 연장 개관을 하며, 노래를 들으며 전시를 즐기는 프로그램입니다. 매달 하나의 전시를 선정해 뮤지엄나이트를 즐길 수 있답니다.
저는 4월에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 '보이지 않는 가족'이라는 전시를 뮤지엄나이트로 밤 늦게까지 관람하고 올 수 있었습니다. 이번 뮤지엄 나이트에서 선정한 음악은 DJ 김동영씨가 선정한 총 10곡입니다.
보이지 않는 가족 전시는 2, 3층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시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2층으로 올라가면 뮤지엄나이트 부스(?)를 발견할 수 있답니다.
여기서 자신의 신분증 또는 카드를 맡기면 오디오와 헤드폰을 빌릴 수 있습니다.
저는 오후 7시 조금 넘어서 미술관에 들어왔는데, 정말 조용하고 차분했어요. 색다른 느낌이 났다고나 할까?
오디오와 뮤지엄나이트 팸플릿의 모습입니다.
헤드폰은 받자마자 머리에 썼어요 ㅋㅋㅋ
팸플릿안에는 어떤 작품 앞에서 서면 어떤 노래가 나오는지 설명이 되어 있어요 :)
이제 전시를 보러 가볼까요?
전 사진에 관심이 많은 터라 이 사진 전시는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동기 중에 저처럼 사진에 관심이 많은 친구도 데리고 와서 함께 봤답니다.
많은 사진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사진'전을 택한 이유가 있어요.
자세한 전시 설명은 제쳐두고 '롤랑 바르트'라는 이름을 봤기 때문이에요.
작년 매체이론 수업에서 롤랑 바르트를 배운 적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제가 사진을 좋아하다보니 굉장히 재미있게 배웠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 전시에 대한 궁금증도 굉장했어요!
하지만, 워낙 다양한 이론을 남겼고 저도 완벽히 배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시 설명에서 이해가 되지 않은 면도 많았어요.
실제로 작품을 봤을 때는 작품 하나하나를 보며 감상하려고 노력했지만, 이렇게 포스팅을 하니 『신화론』에서 다루는 '부르주아 사회의 허상' '권력 이미지'라는 키워드에 더 초점을 맞추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Jeff Koons
Arts
1988-1989
Photolithographie en quadrichromie
91.5 x 71 cm
Frac Aquitaine collection
세계미술시장에서 제일 비싼 가격으로 작품이 거래되는 작가가 있죠. 바로 제프 쿤스(Jeff Koons) 입니다.
제프쿤스는 미국 소비사회와 대중문화를 드러내는 키치아트의 대표적인 작가입니다.
오디오 속에서는 찰리 페더스의 음악이 나오고 있는데요, 자기도취와 허세를 드러내는 주제가라고 하네요.
마치 <Arts> 속 인물(제프 쿤스 본인)이 자기조롱적인 모습을 통해 표현하려는 내용과 비슷하죠?
함께 들어봅시다 :D
▽ Charlie Feathers - Can't Hardly Stand It ▽
(유튜브 영상이 바로 불러오기가 안되어서 하이퍼링크로 대체합니다.)
뮤지엄 나이트를 즐기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헤드폰을 쓰고 작품 앞에 서면 노래가 흘러나오고, 그 노래를 들으며 전시를 즐기면 되는 것입니다. 미리 나눠준 책자 안에는 어떤 작품 앞에서 어떤 노래가 나올지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Agnes Ceoffray
Pause
2000
Colour print on PVC
122.5 x 22.5 cm
Centre national des arts plastiques collection
10명의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사람들의 표정으로 보아 무언가 불쾌한 것을 보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요.
같은 상황속에 있는 것 같기도 하면서 각각 다른 장면에서 따온 듯 어딘가 이질감이 느껴지곤 합니다.
저는 그런 점이 이 사진을 계속 보게 만드는 매력인 것 같습니다 :)
Leandro Berra
Humberto B., 2004, From the Autoportraits-robots(Robot Self-portraits)series
Digital print
60 x 43,5 cm
Centre national des arts plastiques collection
레안드로 베라의 <로봇 자화상>이라는 작품입니다. 사진 속 두 인물은 상당히 유사한 점이 많아 보입니다.
다른 사람인 것 같으면서도 계속 공통점이 눈에 띄기 마련이에요.
실제 인물사진으로 왼쪽 사진을 재구성한 것인지, 아니면 비슷한 다른 인물의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뮤지엄나이트 행사는 매달 하나의 전시를 정해 2번씩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서소문본관 뿐만 아니라 북서울미술관에서도 진행중이니 가까운 곳을 골라 참여해보세요. 미술관이라고 어렵다는 편견은 버리고 음악과 함께 전시를 즐겨봅시다♪
모든 작품앞에 섰을 때 노래가 흐르는 것이 아닌 특정 작품 앞에 섰을때만 노래가 흘러나온답니다. 개인적으로 사람이 많아 밀려서 작품을 감상하기보다는 하루의 일정을 마치고.. 혼자 미술관에서 와 전시를 즐기는게 참 좋더라구요.
음악과 전시를 즐기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정말 좋아요)
흙묻은신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