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일 없는 날 책 한 권 들고 어슬렁 어슬렁 걸어 들어가 온종일 커피 마시며 책 읽을 수 있는 편안한 공간, '슬로우 레시피'를 소개한다. 슬로우 레시피는 카페 이름처럼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다.

한옥을 개조해서 만든 곳이라 여기저기 한옥기둥의 흔적도 보인다. 인테리어에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곳곳에서 느껴지고 가구 하나 하나 주인의 긴 고민 끝에 선택된 것이라는 티가 난다. 이렇게 둘러보고 있으면 우리 집 꾸미기에 너무 소홀했던 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다.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어느 한 구석도 심심하지 않도록 장식되어 있으니 책을 보지 않아도, 수다를 떨지 않아도 눈이 즐거워 시간 가는 줄 모를 것이다.

스로우 레시피에는 구석구석 숨은 공간이 많다. 여러 명이 함께 떠들어도 좋은 만큼의 널찍한 자리도 있지만 몇 걸음 더 걸어 들어가보면 3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알콩달콩 데이트를 하는 연인, 홀로 공부를 하고 있는 대학생, 그리고 친구와 함께 조근조근 대화를 하는 사람들. 자신만의 아지트를 얻은 느낌에 너나 할 것 없이 아주 오래 머물다 가고 싶을 것이다.

함박스테이크에 아메리카노 or 자몽쥬스가 만오천원이다. 20-30분 정도 기다려야 되는 함박 스테이크이지만 그날그날 한정판매 하는 슬로우 레시피의 인기 메뉴다. 직접 만드는 함박 스테이크와 버섯 구이, 싱싱한 샐러드는 조금 비싼 가격도 잊게 해주는 맛이다.

마음도 몸도 느긋하고 편안해지는 분위기의 슬로우 레시피. 이 곳에서라면 책 한 권은 금방 끝내버릴 수 있을 것 같다.

위치

02-733-3164

서울 종로구 통의동 9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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